Q. 여랑야랑 시작합니다. 이재명 기자, 첫 번째 주제 갈까요?
국회는 지금 전쟁 중인데요, 바로 생리현상과의 전쟁 중입니다.
먼저 오늘 새벽 본회의장으로 가보겠습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의장님, 혹시요. 그 지난번에는 잠깐 화장실을 허락해줬다고 하는데…
[문희상 국회의장]
의사국장, 그때는 어떻게 했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6년 3월)
지금 생리 현상이 급합니다.
[이석현 당시 국회부의장] (2016년 3월)
화장실에 30초면 가니까 잠깐 이용하고 바로 오시지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6년 3월)
1분 주십시오.
[문희상 국회의장]
아, 그럼 그렇게 합시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의장님, 화장실 좀 다녀와도 되겠습니까?
[주승용 국회부의장]
권 의원님, 빨리 오세요.
어젯밤 시작된 무제한 토론, 말 그대로 시간 제한이 없기 때문에 얼마나 오래 버티냐가 관건인데요, 의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건 역시 생리현상이었습니다.
Q. 보통 필리버스터는 자리를 비우면 다음 사람에게 발언권이 넘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미국의 규정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회법에는 관련 규정이 없습니다.
어제 필리버스터 첫 번째 주자로 나선 주호영 한국당 의원은 화장실에 보내주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이런 준비까지 했습니다.
[주호영 / 자유한국당 의원]
소위 생리적인 문제에 대비해서 기저귀를 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대단히 불편했습니다. 화장실에 갔다 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필리버스터 제도 본질을 망각한 거죠.
의원들이 참기 힘든 건 화장실만이 아닙니다.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
부의장님, 좀 거슬리는데 장내 정리 좀 부탁드립니다. 시끄럽습니다. 부의장님!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 조용히 좀 해주십시오.
졸지 말고 잘 앉아 계세요.
[문희상 국회의장]
네.
-졸 거면 내려오세요.
[문희상 국회의장]
네, 알겠습니다.
-나이 값을 하나, 자리 값을 하나.
[문희상 국회의장]
막말하지 마세요. 내가 의장이에요, 그래도.
-무슨 의장이야.
Q. 밤을 꼬박 새는 건 쉬운 일이 아니죠.
맞습니다. 민주당은 선거법, 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등을 처리하기 위해 앞으로 서너 차례 임시국회를 더 열 예정입니다.
그때마다 지금과 같은 필리버스터가 반복될 텐데요,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범여권이나,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는 야당이나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이라도 여야가 대타협을 이룰 순 없을까요?
Q. 우리 국회에 그런 기대까지 하기에는, 몸싸움을 안 하게 된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주제 갈게요.
'덫에 걸린 민주당' 이렇게 제목을 붙였습니다.
민주당이 빠진 덫은 다름 아닌 비례한국당입니다.
지금 보시는 사진은 민주당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가 받은 문자 메시지인데요, 내용이 이렇습니다. '민주당이 비례당을 안 만들면 자유한국당이 거의 반을 쓸어갑니다.'
한국당이 비례한국당을 만들면 민주당은 비례 의석수에서 그만큼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건데요, 물론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김재원 /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민주당도 비례대표 전담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부적인 보고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여러분(기자들) 중에 비례민주당을 하나 등록해 놓으십시오. 민주당에서 (당명을) 사러 올 겁니다.
Q. 앞서 리포트 보면 민주당 내에서도 비례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면서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입장에선 이 정당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죠.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정의당의 선거공보물에는 이런 문구가 보입니다. '나라를 민주당에 맡기셨다면 정당투표는 정의당입니다!'
[신장식 / 당시 정의당 사무총장] (2018년 5월)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무조건적인 몰표는 결국 자유한국당을 살려주는 길이 될 수 있다는 점 명심해야 합니다. 5번 정의당을 찍으면 2번 자유한국당이 떨어진다고 하는 오비이락 현상의 원리와 의미, 이제 아시겠죠?
결국 정의당이 있는 한 비례민주당을 만들긴 사실상 어렵습니다.
Q. 국정 운영에 정의당 협조가 또 필요할테니, 눈치를 안 볼 수는 없겠네요.
그렇습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대책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김어준 / 진행자]
민주당의 대책이 있습니까? 비례한국당에 대해서.
[박주민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저희가 모든 대책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씀드리기는 좀 그렇고요.
[김어준 / 진행자]
블러핑(허풍) 아니에요?
김어준 씨조차 허풍 아니냐, 이렇게 묻는데요,
민주당에 하나의 희망은 있습니다. 비례한국당 창당이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겁니다.
당장 비례한국당이란 당명을 선점한 쪽에선 한국당과의 연대에 부정적입니다.
[최인식 / 비례한국당 창당준비위원장] (오늘 '여랑야랑' 인터뷰)
조금 전에 전화가 왔어요. 김재원 정책위의장한테. 비례한국당을 자기네들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있는 정당도 제대로 못하면서
또 당을 만들겠다? 그게 말이 됩니까.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되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자유한국당으로 합해서 가는,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설령 비례한국당이란 당명을 얻는다 해도 국민들을 어떻게 설득할지 등 풀어야 할 문제가 한 둘이 아닙니다.
그래도 내일은 크리스마스죠. 오늘의 한마디는 '하늘엔 영광, 여의도엔 평화' 이렇게 정했습니다.
Q. 네, 같은 정당인데, 지역구용과 비례대표용이 따로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적이진 않습니다.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